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직장생활 14년차이고 서울 서초동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만 4세, 11개월 자매와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동갑내기 남편까지 총 4가족이 살고 있어요. 주요 커리어로는 2010년 롯데그룹 공채 입사하여 4년간 IT개발자로 일했고요, 2014년에 퇴사후 잠시 스타트업 창업 멤버로 있다가 서비스를 접고 2015년 결혼했습니다. 2016년 핑크퐁에 경력직으로 입사해서 앱서비스 기획, 사업개발 팀에서 팀장을 했습니다. 2019년에 첫째를 낳고 2020년 10월에 코니 제품기획팀으로 이직했습니다.
코니로 이직한 이유는 커리어적으로는 실물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에서 일해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100% 재택근무를 통해 육아를 장려하는 점에서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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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코니에서 일하며 자녀를 양육하는 일과를 소개해 주세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남편도 재택근무를 많이 하기 때문에 육아와 집안일은 5대 5로 분배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첫째 케어, 저는 둘째 케어를 주로 맡아서 합니다. 첫째가 유치원 등원을 위해 8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하고요, 깨워서 아침먹이고, 씻기기, 머리묶기, 옷 입혀 가방 싸서 등원 시키기까지 오롯이 남편이 도맡아 해요. 저는 8시쯤 일어나서 둘째 케어에만 집중합니다. 둘째가 이가 나고 있어서 새벽에 이앓이로 자주 깨기때문에 제가 잠을 충분히 못자는데요, 남편이 배려해줘서 첫째 등원 준비가 거의 마무리될 때 일어납니다.
오전에는 제가 둘째를 주로 돌보다가 10시에 베이비시터 이모님이 오시면 안방에 있는 업무 공간으로 출근합니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업무 공간에서 일만해요. 아기가 노는 공간과 제가 일하는 공간도 물리적으로 분리하고요. 둘째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굉장히 손이 많이가는 시기여서 다른 사람 도움없이 일하면서 육아도 동시에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그래도 재택근무를 하는 덕분에 일하다가 물 마시러 나가서 아기한테 까꿍 한번씩 할 수 있고요, 첫 걸음마 하는 순간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시터 이모님과 밖에서 잘 노는 소리 들리면 항상 안심이 되고요. 첫째가 4시 30분에 하원하면 구몬 선생님이 오시거나, 방문 선생님을 활용해 업무를 마무리합니다. 이모님이 6시쯤 퇴근하시면 아이둘 저녁 먹이고 케어하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8시에 둘째와 함께 먼저 잠자리에 듭니다.
Q. 워킹맘으로서 코니의 재택근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직전 회사도 재택근무와 무제한 휴가 등을 제공하는 곳이었지만 코니처럼 100% 재택근무 환경은 아니었어요. 출근이 메인 업무 방식이고, 재택은 보조적인 방식이라 함께 협업하는 팀원들도 배려해야 하고요. 하지만 코니는 반대로 재택근무가 우선이고, 출근이 보조적인 방식이에요. 어느 장소에서 일을 하던지 개인이 책임감을 가지고 성과만 낼 수 있다면 일일이 간섭하지 않아요. 덕분에 낮시간에는 출퇴근 시간을 아껴서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퇴근 후에는 오롯이 육아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습니다.
Q. 코니의 재택근무와 업무방식이 생산성에 있어 효율적인가요?
회사의 온라인 시스템들이 업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슬랙과 구글 프레젠테이션으로 주로 소통하기 때문에 말보다 글로 설명해야 할 때가 많은데요, 보다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연구하다보면 업무를 객관화하고 구조화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확장될 때가 많습니다. 기록도 정확하게 남기 때문에 나중에 "그때 이렇게 말하셨잖아요"라는 논쟁도 필요없습니다. 또한 재택근무 하면서 시간관리 능력이 성장했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시간을 쪼개면서 일하는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매일 할 일들을 30분 ~1시간 단위로 구글 캘린더에 쪼개서 배치하면 하루에도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요.
Q. 2020년 10월 코니에 합류하신 뒤 둘째 자녀를 출산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첫째 출산, 육아휴직 때와 차이가 있는지 경험담을 들려주세요.
첫째와 둘째가 4살(48개월)차이가 나는데요, 둘째를 낳아야 할지 계속 고민하다보니 시간이 꽤 흘렀더라고요. 2년정도 코니에서 일을 하다보니 이러한 환경이라면 일을 포기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택근무를 통해 제가 물리적으로 아기 근처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베이비시터 서비스 등을 활용하여 집에서 돌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덕분에 조기 복직을 결정하기도 했고요. 옆 방에서 아기 까르르 웃는 소리 들리면 안심이 됩니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제가 옆에서 대처할 수도 있고요.
첫째 때도 아이가 돌 되기 전에 복직을 했는데요, 그때에는 출근을 해야되서 친정 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포함해서 아침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시터 서비스를 이용하기에는 비용이 매우 높거든요. 둘째 아이는 재택근무 제도를 활용해서 제가 집중 근무하는 시간에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 어느정도 감당이 되더라고요. 친정 어머니도 제가 출근한 동안 혼자서 아기를 돌보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드셨는데,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니 저도 부모님도 마음이 편합니다.
Q. 재택근무를 하는 동시에 집에서 육아를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데 어떠신가요?
회사가 매년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재택근무와 육아를 함께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의 대부분이 육아를 하면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거든요. 물론 기획서를 쓰면서 아기를 옆에 놓고 돌보는 것은 불가능해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같은 기관에 보내거나 방문 선생님, 베이비시터 서비스 또는 부모님(할머니) 도움을 받는 방식으로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수한 직원이라면 장소와 환경이 어떻든 성과를 낼 방법을 찾을 것이고, 주어진 시간내에서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과는 회사의 성장으로 나타나고 있고요.
Q. 코니가 최근에 아이와 함께 출근할 수 있는 사무실을 만들었어요. 함께 가서 일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옆에 두고 일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다른 엄마들의 아이들과 함께 모여서 애들끼리 놀게하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또는 방문 선생님을 부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셨으니 급할 때 아이를 데려와야 하면 활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코니에 커리어 증진과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추가로 도입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코니 학부모 랜딩프로그램이 아주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며 대상 연령이 확대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유치원생도 방과후 수업을 안 하면 꽤 빨리 하원하거든요. 아이가 제가 보는 곳에 있을 때가 가장 안심이 되기도 하고요.
Q. 워킹맘으로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데 어떤 점이 필요한지 자유롭게 이야기 해 주세요.
기업들은 리모트 근무가 가능한 환경과 더불어 객관적인 업무 평가 기준과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이가 2명이지만 아이를 낳았다고 무조건 배려해줘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프로들이라면 당연히 주어진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합니다. 무조건 육아 휴직을 쓰도록 규정해야 한다, 재택근무와 조기 퇴근을 장려해라 보다는 회사 시스템 자체가 언제 어디서든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결과물로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든다면 능력있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유능한 직원이라면 어떤 환경에서든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따라서 좋은 재택근무 환경은 노트북을 지급하고, 줌 회의를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 일하든 결과물을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재택근무 제도를 지속할 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당신 뭐하고 있는지, 뭐했는지 모르겠으니 그냥 나와서 일하세요가 될거에요. 회사와 직원간에 상호 명확하게 업무 목적과 결과물의 기대 수준을 정하면 몇시에 출근했고 몇시에 퇴근했는지, 의자에 엉덩이를 얼마나 붙였는지로 판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워킹맘들도 일 못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아요.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성과를 내고,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크는 모습도 보고 싶고, 아픈 아이도 돌봐야 하는데 사무실에서 계속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어진 시간을 모두가 꼭 평준화해서 똑같이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전에 못한 일을 아이를 재우고 저녁에 할 수도 있고요. 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업무 결과의 품질(Quailty)로 판단하는 기업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 내에서 일의 목적, 결과물의 기대 수준을 객관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고 직원에게 피드백도 자주해야 됩니다.
